보험 상품 중에는 보장성 상품 외에 저축성 상품도 있다. 원래 보험회사는 은행 적금 형태의 상품은 없고, 은행 적금 형식에다 보장성 보험을 가미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것이 저축성 보험 상품이다. 그런데 저축성 보험은 보험 계약시 고려할 사항이 있다.



저축성 보험과 은행의 정기적금은 운영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매월 10만원씩 붓는 은행 적금과 저축성 보험을 비교해보자.




은행적금은 10만원 전부가 종자돈이 돼 이율에 따라 원금이 불어난다. 종자돈에서 은행 사업비를 따로 공제하는 일은 없다. 은행이나 보험회사나 사업을 하느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를 사업비라고 한다.




그런데 저축성 보험은 매월 붓는 돈에서 사업비를 공제한다. 보험모집인 수당부터 보험회사 임직원 급여, 보험회사 사무실 임차료 등 보험 계약을 유지하는 비용 등이 사업비에 속한다.




또 저축성 보험은 재해 사고시 일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므로 보험금 재원을 위한 순수 보험료도 공제된다. 이렇게 사업비와 순수 보험료가 공제되고 남은 돈이 비로소 종자돈이 되는 것이다.




중도 해약시 돌려받는 금액을 보면 두 상품 차이를 잘 알 수 있다. 은행은 최소한 원금은 보장된다. 그러나 보험은 해약 시 원금 중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한다. 바로 사업비 등으로 많은 돈이 공제됐기 때문이다.





돈을 불리는 면을 따지면 보험 상품은 은행 정기적금과 경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보험 상품은 사고 시 보험금이 지급된다든지 보험 기간이 장기간이라는 장점도 있다. 보험 계약 시 보험사는 사업비를 뗀다는 점은 알려주지 않고 장점만을 광고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보험금 지급 시기가 되면 예상보다 보험금을 적게 타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백수보험이 분쟁이 된 것도 결국 이런 것이 이유가 된 것이다.


90년대에 집중 판매된 연금보험도 앞으로 보험금 지급시기가 되면 분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형구·변호사(02-536-8633))

조선일보 : 200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