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
1. 고지의무 분쟁은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보험 분쟁 중의 하나입니다. 2. 고지의무 위반은 보험 계약 시 작성하는 청약서에 기재된 질문 사항에 대하여 계약자가 사실대로 체크하였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간단한 것 같아 보이지만, 막상 구체적인 사건에 부딪히면 고지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3. 오늘 이야기는 태아보험과 관련한 고지의무 위반 분쟁입니다. 태아 보험은 주로 임신 중에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여 체결하는 ‘실손 의료비’ 및 ‘출생위험보장비(다운증후군을 포함하여 장애가 있는 상태로 출생하는 경우 지급하는 보험금)’ 등을 담보로 하는 보험 상품입니다. 태아보험의 경우 청약서에 인쇄된 고지사항이 일반 보험 상품의 청약서와는 질문 항목이 다릅니다. 4. 이해의 편의를 위하여 임신 방법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의학적으로 임신 방법은 자연 임신 방법과 자연 임신 이외의 임신 방법 등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후자 즉 자연 임신 이외의 임신 방법은 ①인공수정과 ②시험관 아기 시술 등 둘로 나뉩니다. 5.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시술은 전혀 다른 임신방법으로, 인공수정은 “남자의 정자를 받아 정자처리과정을 거친 뒤, 여자의 배란일에 자궁 속으로 직접 주입하는 수정 방법에 의한 임신”이고, 시험관아기 시술은 “배란유도제를 주사하여 여자의 난소를 채취하여, 채취한 남자의 정자를 체외(體外)에서 배양 접시(또는 배양관)에 수정시킨 뒤에 2-5일 더 배양한 다음 여성의 자궁 내막 안으로 이식시키는 방법입니다. 전자가 체내(體內)임신, 후자는 체외(體外) 임신으로 시술 방법, 성공률 등이 전혀 다른 임신 방법입니다. 6. 이 사건 청약서로 돌아가 설명하겠습니다. 청약서 12.(태아보험 가입의 경우) 질문 항목에 열거된 임신 관련 사항이 모두 17개 항목이나 됩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태아보험의 청약서는 질문 사항이 일반 보험 상품에 비하여 엄청나게 많습니다. 7. 그런데 이 질문사항에 ‘인공수정’만 기재돼 있지 ‘시험관아기 시술’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인공 수정에 시험관아기 시술도 포함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하여 따로 설명을 기재한 것도 없었습니다. 8. 아마도 청약서를 만든 보험회사 직원이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을 각각 다른 시술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9. 의뢰인은 ‘시험관아기 시술 방식’에 의한 임신을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병원에 다니면서 시험관 아기시술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의 정보를 통하여 시험관 아기시술과 인공수정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확히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의료 실무에서도 병원에서의 진찰부터 모든 임신 과정도 시험관 시술과 인공수정은 명확히 다르게 나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10. 여하튼 청약서 12. 질문 항목에 ‘시험관아기 시술’ 질문은 없고 인공수정’ 에 관한 것만 질문사항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둘 사이에 다른 점을 명확히 알고 있는 의뢰인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였으므로 ‘아니오’ 란에 당당하게 체크하였습니다. 이 부분이 뒷날 보험금 청구 시점에서 큰 문제가된 것입니다.
11. 계약 체결 후 얼마 있다가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면서 폐고혈압, 양수 및 흡인, 다운증후군의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최종적으로 다운증후군 확진을 받았습니다. 의뢰인은 보험회사에 아기의 실손의료비, 출생위험 보장비(다운증후군을 포함하여 장애가 있는 상태로 출생하는 경우 지급하는 보험금)를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사고 조사를 거쳐, 청약 당시에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지하지 않았으니 고지 의무를 위반하였다면서 계약을 해지 하였습니다. 당연히 보험금 지급도 거절하였습니다. 12. 다운증후군으로 확진되면 그때부터 새로 보험 계약을 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평생을 보장하는 실손 의료비 같은 실손 보험을 보험회사가 가입시켜줄 가능성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 건의 보험 계약은 아기가 평생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보험 계약입니다. 어떻게 하든 계약을 살리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었습니다. 13. 의뢰인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심에서 어떤 변호사를 선임하였지만 결국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패소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14. 패한 의뢰인이 2심(항소심)을 위하여 본 변호사 사무실을 노크하였던 것입니다. 15. 본 변호사가 검토해보니 1심 변호사는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였는지, 둘은 서로 다르므로 고지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더구나 설계사가 고지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유도하여 의뢰인은 고지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변론을 하였습니다. 아마도 1심 변호사가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은 다르다는 의뢰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인지 중요한 쟁점을 찾아내지 못한 것입니다. 16. 설계사가 고지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유도하였다는 입증은 이를 녹음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설계사가 그런 사실 없다고 잡아떼니 제대로 된 증거가 있을 수 없었습니다. 17. 본 변호사의 검토결과, 항소심에서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의 차이점을 밝히고, 계약 시 청약서의 알릴 사항에 ‘인공수정’ 항목만 있고 ‘시험관아기 시술’이 ‘인공수정’이 아니므로 ‘인공수정’을 묻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한 것이 고지위반이 될 수 없으므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이 사건을 맡았습니다. 18. 항소 이유서에는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주장하고 입증하는 쪽으로 집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1심에서 주장하였던 설계사가 다른 쪽으로 유도하였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19. 우리 의뢰인 이야기는 설계사와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오면서 다른 가족들 계약도 다수 체결하였다는 것입니다. 의뢰인 자신이 시험관시술로 임신한 사실을 설계사도 잘 알고 있었고, 청약서 작성 당시도 임신하여(태아보험이므로) 눈이 침침한 자신을 대신하여 질문 항목을 ‘설계사가 일일이 읽어주어 청약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20. 청약서에 인공수정이라고만 기재돼 있고 시험관아기 시술은 기재돼 있지 않은 것을 보고 그랬는지 설계사는 청약서상의 ‘태아보험 가입의 경우 ’항목에 설계사가 “임신 중 질병을 앓았거나 아픈데 없었으면 <아니오>에 체크하면 된다”면서 <아니오> 쪽에 손가락으로 짚었기에 자신이 아니오 란에 체크하였다는 것입니다. 21. 그러나 계약 체결 당시까지가 친구이고 친분이지, 사고가 터지고 나면 친구도 친분도 다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설계사가 <내가 체크하지 말라고 하였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입증이 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본 변호사는 2심에서는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의 차이점에 집중하였습니다. 22. 결국 항소심에서 법원은 ‘시험관아기 시술’과 ‘인공수정’의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약자가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였으므로 ‘인공수정’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한 것은 사실 대로 답변이고 고지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우리 손을 들어주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4.10.28. 선고 2014나5359 판결). 23. 고지의무 위반은 흔히 발생하는 보험 분쟁입니다. 그러나 고지 사항에 위반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서는 보험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이라 주장하는 대로순순히 따를 일이 아닙니다. 계약 시의 상황에 따라서 면밀히 따져보면 얼마든지 고지의무 위반이 아님을 주장할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24. 또 고지의무 위반은 변호사가 의뢰인의 이야기를 전문가적 지식을 바탕으로 잘 듣고 분석하여 어떤 것이 어떤 이유로 고지하지 않은 결과가 되었는지 세심하게 체크해야할 사안입니다. 25. 여하튼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결국 우리 의뢰인은 이제 기존의 보험 계약대로 평생동안 든든히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7. 5. 1 (강형구변호사 ☎(02)536-8633 팩스 02-592-7789) kg503@naver.com [보험 분쟁, 아직도 무자격 브로커에게 맡기고 불안해하십니까. 무자격 브로커는 뒤끝이 담백하지 못합니다. 귀하가 계신 곳이 전국어느 곳이든 귀하의 보험 관련 고민을 강형구변호사와 상담해 보십시오. 풍부한 경험과 더불어 행운의 아이콘 강형구 변호사가 친절하고 자상한 상담으로 귀하의 보험고민을 해결해 드릴 것입니다. 강형구변호사를 만난 것이 행운으로 생각될 만큼 만족한 상담이 될 것입니다. * 본 내용 저작권은 강형구변호사에게 있습니다. 전부 또는 일부 변형하여 개재하는 카페, 블로그, 사이트, 잡지, 신문 등 담당자 여러분은 출처를 분명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경우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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