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는 수년간의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쉽지 않은 분야다.

또 여러 이해당사자가 얽혀있어 법리 해석이 까다로운 사건도 많다.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지만 전문 영역으로 특화하면 그만큼 이점도 많다.

금융분야 사건은 기업 인수합병처럼 고액소송이 대부분이기때문이다.

현재 금융분야는 주로 대형 법무법인이 장악하고 있다.

법무법인 소속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금융 전문 변호사들은 누가 있을까.

■ 증권·금융 ■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의 박준 변호사(사법연수원 9기). 그는 증권시장의 국제화에 따른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73년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입학한 박 변호사는 같은 대학원을 마친 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증권 전문 로펌인 ‘설리반&크롬웰’에서 잠시 근무하다 지난 82년 김&장법률사무소에 영입됐다.

귀국 후 박 변호사는 그동안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국내 증권시장에 접목, 80년대 후반 해외증권 발행, 역외펀드 설립, 기업 인수합병, 파생금융상품,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에 자문을 담당하면서 증권분야를 개척해 왔다.

전통적으로 ‘금융·증권분야’의 강자인 세종에선 송웅순 변호사(14기)와 강신섭 변호사(13기)가 금융 전문 변호사로 꼽힌다.

송 변호사의 전문 분야는 금융기관 등 회사경영에 대한 각종 법률자문. 특히 금융, M&A 및 기업회생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동안 맡았던 건만 해도 2000년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2003년 조흥은행 매각, 우리금융지주의 LG증권인수 자문 등 굵직굵직한 것들이 대부분. 서울대 법학과 및 대학원을 수료하고 미 컬럼비아대에서 법학석사를 받은 송 변호사는 삼성그룹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시험 합격 후 법무법인 세종과 해외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 삼성그룹, 삼성생명 법무실장을 역임했던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99년 세종에 돌아왔다.

강신섭 변호사는 지난 97년 태국 바트화 폭락으로 초래된 ‘JP모건·SK증권’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 사건은 JP모건의 금융파생상품에 투자했던 SK증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들이 거액의 손실을 기록하자 책임 소재 공방을 벌였던 사건. 당시 이 사건은 소송금액이 6억달러에 이르는 데다가 증권사뿐 아니라 상품을 소개한 은행도 말려드는 등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JP모건 측을 대리했던 강 변호사는 결국 금융기관 간 화의로 끝을 맺게 했다.

강 변호사는 지난 95년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끝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가 2001년 세종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근병 변호사(14기)는 M&A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맡았던 해태제과 인수건은 ‘2001년 최고의 딜’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최근 외국 유수 투자기금들을 대리해 LBO(인수합병된 회사를 담보로 해서 자금을 차입하는 것) 형태의 M&A 거래를 주로 취급했다.

그동안 맡은 건으로는 LG카드 구조조정, 대투증권과 한국증권 지분매각, 신한지주회사 설립 등이 있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 졸업 후 뉴욕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이 변호사는 90년대 초 증권·금융 분야에서 태평양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이끌었다.

화우의 최승순 변호사(16기) 역시 다수의 M&A프로젝트를 수행한 전문가다.

그는 한보철강 매각, 인천정유 매각, 산업은행의 대우헝가리은행 인수를 비롯해 이랜드월드와 코오롱의 ABS 발행 업무도 담당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각각 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최 변호사는 법무법인 충정과 우방을 거쳐 지난 2003년 화우에 합류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법무법인 광장의 고훈 변호사(27기)가 유명하다.

고 변호사는 정부와 민간사업자 간의 효율적인 위험 배분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간투자 사업의 체계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인 신공항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자문을 비롯해 최초로 외화자금이 원화보다 많이 투입된 부산신항만 민간투자사업(총 3조1508억원)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해외건설과 관련 카자흐스탄 애플타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다수의 해외건설 업무 자문을 수행 중이다.

 

 

 

■ 보험 ■

보험소송은 대부분 약관을 둘러싼 해석에서 발생한다.

일일이 약관을 확인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종구 변호사(15기)는 국내 최초로 보험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굳힌 인물로 통한다.

서울대 법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강 변호사는 영국 런던대에서 수학한 후 90년 태평양에서 보험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당시 보험 전문 변호사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보험을 맡게 됐다고. 강 변호사가 맡은 사건 중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해 초 종결된 ‘오토론’이 있다.

이는 2001년 자동차 할부금융이 부실해지자 은행이 신청자 심사를 맡았던 보험사에 소송을 제기한 것. 이 사건은 확대돼 보험사와 은행, 재보험사 3자 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소송청구 금액만 해도 3000억원대로 국내 보험소송 중 최대 규모. 당시 강 변호사의 활약으로 은행과 보험사 재보험사 3자 간 합의하는 방식으로 종결됐다.

또 현재 백수보험 사건을 진행 중이다.

이는 80년대 초 생보사가 판매한 백수보험이 시중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확정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보험계약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을 말한다.

현재 보험사 측 대리로 나서 1심을 승리로 이끌고 2심을 진행중이다.

강 변호사는 “보험소송은 대부분 소비자가 약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하는 불완전판매에서 비롯된다”며 “불완전판매를 막는 게 보험소송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법무법인 소명의 전재중 변호사(15기)는 보험약관 관련 법률 분쟁과 제조물 책임법(PL법) 등 신종 보험상품 영역의 법리 문제가 전문 분야. 80년대 후반 대표적 보험 전문 로펌인 김&송법률사무소에서 보험송무를 시작했다.

박성원 박성원법률사무소 변호사(17기)는 전문변호사 시대를 예감하고 91년부터 보험에 뛰어들었다.

그는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소송에서부터 손해배상에 이르기까지 보험 전문가로 이름을 굳혔다.

심재두 지평 변호사(15기)는 보험해상법 분야에서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 법학과 졸업 후 예일대에서 법학석사를 받은 심 변호사는 법무법인 세종과 바른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변호사로 있다.

 

 

 

【 소비자 측 대리하는 금융 전문 변호사는? 】

대형 법무법인은 특성상 기업소송이 주 업무다.

아무래도 일반인이 대형 로펌에 접근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 그럼 소비자 측을 대리하는 변호사 중에서 실력 있는 인물로는 누가 있을까.

증권분야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 소송 등에서 참여연대 변호사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김주영 대표변호사(18기)는 지난 2000년 현대투신 바이코리아펀드 불법운용 사건, 신동방 불성실공시 관련 소송 등의 소액주주 소송을 대리했다.

참여연대 소속인 법무법인 덕수의 송호창 변호사(31기)는 하이닉스 주주대표 소송, SK해운 분식회계 주주대표 소송 등의 사건을 맡았다.

 

보험소비자 측에선 강형구 변호사(5기)가 맹활약한다.

강 변호사는 지난 93년 개업 이후 줄곧 보험소비자 사건을 맡았다.

특히 강 변호사는 현재 백수보험 보험계약자 300여명을 집단 대리하면서 보험사 측의 강종구 태평양 변호사와 맞서고 있다.

아직 직접적으로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이름이 비슷해 묘한 인연을 낳고 있다.

강 변호사는 추리소설도 여러 권 출간하고 문학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한문철 변호사(17기)는 교통사고 손해배상 분야 전문가다.

인터넷 법률사이트 ‘스스로닷컴’을 통해 상담에서 판례 검색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박기억 변호사(28기)는 보험 계약서에 약관은 반드시 설명 명시해야 한다는 판결을 이끌어 내,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 2. 2.